2020년 4월 10일(금) 09:00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 투표를 위해 카운티 1대, 리프트 카니발 1대, 스타렉스 1대 덩치가 큰 차량 석대에 대식구가 탑승합니다. 제 착오로 거소투표가 무산되어 마음이 무거운데 한 술 더 떠서 날씨까지 쌀쌀합니다.
사전투표장인 나진초등학교로 출발하기 전, "오늘 뭐하러 가는지 아시지요?" 하니 "투표하러 갑니다!" 라며 활짝 웃는 우리 식구들~ 늘 자식들 편들어주는 부모님처럼, 때론 친구처럼 토닥거려주시는 그 모습에 기운이 납니다. 휠체어 타시는 분들이 열한분이나 되지만 최대한 좌석에 앉을 수 있는 분들은 차량 좌석에 앉아서 갑니다. 그래도 만차입니다.
나진초등학교 체육관 옆에 주차하고 보행 가능하신 분들과 전동 휠체어 타신 분들은 스스로, 수동 휠체어 타신 분들은 약간의 도움으로 투표장에 들어갑니다.
리프트가 장착된 차량이 두대지만 휠체어 탑승은 총 6대 밖에 되지 않아 좌석에 앉아 오신 분들은 교대로 수동 휠체어 2대에 번갈아 타고 투표소에 입장합니다. 차량에서 대기해야하고 휠체어에 옮겨타는 수고로움이 있어 지원하는 직원들도 미안한 마음입니다.
체육관 입구에 턱이 있어 휠체어 앞바퀴를 살짝 들어줍니다. 이런 날만큼은 턱 앞에 이동식 경사로를 준비해주면 좋을텐데요.
지역 주민들과 같은 공간에서 투표하는 것이 낯선데다 손이 불편하여 기표가 늦어지니 자꾸 재촉을 해서 뭔가 불안하기도 합니다. 역대 최고의 길이를 자랑하는 투표용지가 참 부담스럽습니다.
다들 원하는 칸 안에 도장을 잘 찍으셨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약 1시간만에 모든 분들이 투표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국가의 중요공무원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에 참여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인 선거권. 투표하고 나서는데 자꾸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조금 더 알기 쉬운 공보물을 제작할 순 없을까. 외국의 사례처럼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사진이나 정당의 로고를 인쇄할 순 없는걸까. 장애인 이동에 대한 편의 지원을 확대할 순 없을까.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해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후보자들을 우리들의 한 표로 심판할 순 없을까.
투표장의 물리적 환경이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되고 있다면 이제는 장애인들도 보다 쉽게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선거가 희망찬 미래를 준비하는 국민의 대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많이 변화,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도 투표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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